11월 18일 토요일, 엄지신문 어린이 기자들이 영휘원과 숭인원에서 푸른 가을 하늘과 곱게 물든 단풍을 담아왔다. 가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곳에 함께 가보자.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위치한 영휘원은 조선 고종황제의 후궁인 순헌귀빈 엄씨의 원이고
숭인원은 조선 마지막 황태자인 의민황태자, 우리에게 영친왕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엄귀비의 큰아들 이진의 원이다.
순헌귀비 엄씨는 8살에 입궐하여 명성황후의 시위상궁이 되었다가
1897년 아들 은을 낳아 귀인이 된 후 순헌황귀비 칭호를 받고 경선궁에 살게되었다.
그 후 여성들의 신교육을 위해 1905년 양전의숙과 1906년 진명여학교를 설립하였고
명신여학교(현 숙명여자대학교)가 재정난을 겪자 200만평의 땅을 기증하기도 하였다.
엄귀비는 일본이 고종황제를 태왕으로, 순종황제를 조선왕으로,
순종황제의 이복동생인 의민황태자를 영친왕으로 강등시킨 굴욕적인 역사의 시기를 보냈으며
의민황태자가 일본에 볼모로 간 후 일본 육군사관학교에서 훈련받는 모습도 활동사진으로 보게 된다.
1911년 7월20일, 춘추58세에 서거하여 순헌의 시호가 내려지고 8월에 양주 천수산에 무덤을 만들고 원호를 영휘라 하였다.
신휘는 청와대 경내 칠궁에 있는 덕안궁에 모셔져 있다고 한다.
숭인원에 안장된 이진은 1921년 8월 일본에서 태어나 부모인 의민황태자, 이방자여사와 함께 일시 귀국하였으나
이듬해 5월 생후 9개월만에 세상을 떠난다.
당시 풍습은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으면 장례를 치룰 수 없었으나 순종황제가 이진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겨 어른의 장례와 같게 치르도록 하고 원호를 숭인으로 내리고 할머니인 엄귀비의 영휘원 남측에 조영하였다.
이렇듯 우리 근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지만 맑은 가을날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취재_ 용하경, 유지원
사진_ 김명광, 이진
편집_ 오지영
'골목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쾌발랄한 2조] 아름다운 우리동네 캠퍼스 - 삼육보건대학 ♬ (0) | 2012.10.26 |
---|